인구절벽 심화, 소비심리 위축... 4년 뒤엔 '취업자 마이너스'
인구절벽 심화, 소비심리 위축... 4년 뒤엔 '취업자 마이너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2.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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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 최저기록 경신. [사진=연합뉴스]
출생아 수 최저기록 경신.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8천명으로 전년보다 2만명(-71.7%) 줄어들며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인구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3년 이래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른바 '인구절벽'이 기어코 현실화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3천819명으로, 1년 전보다 1천482명(5.9%) 줄었다. 11월 기준으로 역대 최소치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1천238명(5.1%) 늘어난 2만5천438명으로 역시 통계 사상 최대치다.

◇ 4년 뒤엔 '취업자 마이너스 시대'

인구 감소에 따라 2024년부터 '취업자 마이너스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를 토대로 작년 15세 이상 고용률(60.9%)이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2024년 취업자는 전년보다 1만9천439명 줄어든다.

취업자 감소 폭은 점차 확대돼 2027년 10만 명(10만1천750명), 2033년 20만 명(21만1천34명), 2040년 30만 명(30만1천589명)을 차례로 넘어선다.

한국 사회에서 처음 맞게 될 취업자 감소 시대는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8년 7만4천 명 증가했지만, 작년 5만6천 명 감소로 전환했다. 올해엔 감소 폭이 23만1천 명으로 커진다.

취업자 마이너스 시대의 실제 모습은 작년 기준 고령자 비중이 28.1%에 달하는 '세계 1위 고령국가' 일본의 현재를 보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손 부족으로 문을 닫은 일본 중소기업이 426곳에 달했다. 전년보다 10.1%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까지 구인난을 겪는 상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임금·복지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일본의 유효 구인 배율은 1.57배다. 예비 취업자 1인당 일자리 수가 1.57개라는 의미다.

◇ 차 판매 30% 줄고 백화점 3분의 1 폐업

초고령사회에선 소비가 크게 위축된다. 부양부담이 대폭 증가해 쓸 돈이 줄어서다. 2017년 기준 일본의 '국민부담률'은 31.4%에 달한다. 국민부담률은 세금 및 사회보장성기금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령자 비중이 19.5%인 프랑스는 국민부담률이 46.2%나 된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한국에도 곧 닥칠 현실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 18세 이상 납세자는 1인당 연 35만7천 원을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2045년엔 부담액이 240만 원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소비 감소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시장은 자동차, TV 등 고가 내구재다. 올 1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7년 만에 10만 대선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약 15년 뒤엔 내수 판매량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2017년 200만 대에 달했던 TV 내수 시장규모도 지난해 약 180만 대로 줄어들었다.

백화점은 생존의 위기가 다가온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100개인 백화점 점포가 2028년엔 66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3분의 1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백화점뿐만이 아니라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도 비슷한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실버산업은 탄탄대로

반대로 실버산업은 탄탄대로가 보장됐다. 미즈호은행은 의료·간병·장례·노인용품 등 일본의 실버산업 시장규모가 2025년 101조3천억 엔(약 1천100조 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버산업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분야는 식품이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노인 대상 가공식품(개호식품) 시장규모는 2013년 1천258억 엔에서 2017년 1천480억 엔으로 급성장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6년 고령자 대상 식품을 7종으로 세분하고 구체적 기준을 마련했다. 잇몸으로 씹을 수 있는 식품은 B마크를 붙이고, 혀로 부스러트릴 수 있는 식품엔 C마크를 부착하는 식이다.

국내서도 이른바 '케어푸드' 시장에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18년 '연화식(軟化食) 한우 갈비찜 세트'를 선보였다. 단단한 정도가 두부와 비슷해 잇몸으로도 씹을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특수 조리기구와 고온·고압의 증기를 이용한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씹는 기능이 저하된 노인들을 위한 연화식 도시락 상품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고령세대로 진입하는 50~60대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기존 고령세대와 달리 여가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디지털 기기에도 익숙해 소비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미지의 대륙, 장수경제의 부상' 보고서를 통해 과거 실버산업이 복지·요양·의료 등에 초점을 맞춘 반면, 새로운 '장수경제'는 디지털에 친숙하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어른'의 소비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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