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노동] 공부하는 재미와 성취감을 주는 질문식 강의
[창의적 노동] 공부하는 재미와 성취감을 주는 질문식 강의
  • 윤소원 기자
  • 승인 2020.11.19 0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의적 노동 [노동닷컴DB]
창의적 노동 [노동닷컴DB]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의 교수진이 각별하게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방적 강의보다 학생들의 적접적인 참여 유도와 신선한 수업 방식, 적절한 난이도 등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북돋우는 강의를 하게 되면, 강의 평가 외에도 학생들이 강의에 대한 소감을 개인적으로 이메일로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메일은 특정한 학생의 의견이기 때문에 주관성이 강하지만 학생들이 강의에 대한 소감을 보내는 경우는 혼치 않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고 교수자의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학생들이 보내 온 메일 중에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보낸 A교수에게 보낸 메일을 각각 하나씩 소개한다. 공과대학의 '재료공학개론'의 학부 과목을 수강한 학생이 보낸 메일 내용이다.

"저는 사실 공대생임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전공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잃고 홍미도 많이 잃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공 공부에 소홀하게 되었고, 전공 공부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전공 수업도 이렇게 배웠다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업도 재미있고 흥미

있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이해하고 얻어 가는 시간이 무척 즐겁습니다."

학부 교육 뿐 아니라 대학원 교육에서도 창의성 교육을 해야 한다. 학부 수업과는 달리 대학원 수업에서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해당 과목의 중요한 개념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학부 수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하도록 요구한다. 필자는 대학원에서 '열역학'과 '반도체 재료 특강' 수업을 맡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재료 특강'에서는 내가 지난 25년 이상 연구해 온 새로운 내용을 가르치는데,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 과정에서 내가 고민했던 문제들을 학생들에게 생각해 보게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주어질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하여 내가 사용한 방법론 등을 소개한다.

대학원 과정은 학부 과정에 비해 진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더 본격적으로 질문식 수업을 할 수 있다. 특히 특론이나 특강의 경우는 시간에 대한 제약이 없어서 자유롭다. 

그런 면에서 학생들에게 미지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다.

다음은 '반도체 재료 특강'이라는 대학원 과목을 수강한 학생이 보낸 메일 내용이다.

"이번 수업을 듣기 전에 교수님의 대학원 열역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때 교수님께서 '반도체 재료 특강'을 들으면 더 심도 있게 몰입하는 연습도 하고 생각할 시간도 많다고 하셔서 이번에 듣게 되었습니다. 

이번 수업을 듣고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 메일 드립니다. 사실 저는 대학에 와서 전공 공부도 대충했고 하기도 싫어했습니다. 재미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연구와 공부에 재미가 생겼습니다.

대학에 온 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는 성취감을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교수님께서 다시 일깨워 주셨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제 연구도 재미있고 문제의 해결도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알려 주신 방법대로 단순화시켜서 쉬운 것부터 한 계단씩 풀어 가고 있습니다.

제가 교수님 수업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운 점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교수님께서 다이아몬드 화학 증착을 연구하면서 겪으신 고민들과 문제들, 그리고 그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사고흐름을 그대로 수업 시간에 전해 주셔서 현재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교수님들도 이러한 방식으로 수업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이론들에 대해 수업을 하시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교수님의 사고 흐름을 그대로 수업 자료에 옮겨서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도 훨씬 잘 되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 수업을 통해 정말 큰 걸 배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창의성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부 사명감을 가진 교수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와 대학이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창의성 교육을 시도하는 교수들의 애로사항 중에 하나가 강의실 수업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 내지만 강의 평가에서 학생들로부터 오히려 나쁜 점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강의 평가에 창의성에 대한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성 교육을 상려하기 위해서는 강의 평가에 창의성 항목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강의 평가에 “이 수업을 통하여 창의성이 발달되었는가?" 혹은 "교수님은 학생들의 창의성 발달을 위하여 노력한다"와 같은 항목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창의성을 키우는 교실에서 교사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지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식 자체가 아니라 지식을 깨닫는 방법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먼저 답을 말해 버리면 학생은 정해진 답 이상의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르치는 사람이 질문을 하면 학생은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논리를 세우고 근거를 찾으며 점점 더 생각을 발전시켜 나간다.

어려운 문제를 던져 주고 스스로의 힘으로 풀도록 격려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지의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는 순간부터 사고력과 창의성은 발휘된다. 이런 지적 도전이 자주 이루어진다면 그 학생은 탁월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천재로 키워질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