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노동] 창의적 인재 양성... 질문식 강의, 동영상 강의를 많이 활용해라
[창의적 노동] 창의적 인재 양성... 질문식 강의, 동영상 강의를 많이 활용해라
  • 윤소원 기자
  • 승인 2020.11.19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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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노동 [노동닷컴DB]
창의적 노동 [노동닷컴DB]

창의적 인재는 하루 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우리 학생들이 중고등학교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대학에서 교수들이 치밀한 프로그램으로 창의성을 계발해야 한다. 

서울대 공대 K교수의 수업 및 시험 방식을 소개한다.

공학 수학 앞부분에는 미분방정식에 대한 일반론이 나오고, 이어 변수분리법을 이용하여 미분방정식을 푸는 단원이 나온다. 그러면 수업 시간에 변수분리법에 대하여 일체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적 쉬운 변수분리 미분방정식 문제를 10분 동안 학생들에게 풀어 보라고 한다. 

학생들은 각자의 노트에 풀기 시작한다. 나는 학생들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이 문제 푸는 과정을 체크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간단한 방정식을 풀지 못하고 쩔쩔 맨다.

푸는 학생들은 대부분 재수강하는 학생이거나, 이전에 비슷한 문제를 풀었거나, 수학에 관심이 있어서 선행학습을 한 경우다. 십수 년 교육을 받았으면서도 가장 단순한 변수분리 미분방정식도 대부분 풀지 못한다는 것은 학생들이 사고력 향상을 얼마나 등한시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한 10분쯤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한 다음에 비로소 변수분리법에 대하여 설명해 주면 여기저기서 감탄하는 소리가 나온다. 자신들이 그렇게 고생해도 풀지 못했는데 변수분리라는 방식을 쓰면 아주 쉽게 풀리는 것을 보고 감탄하는 것이다. 시간만 보내고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도 상관은 없다.

문제를 풀지 못하더라도 그 문제에 대하여 10분 정도 문제와 씨름하면서 생각하는 것 자체에 교육 효과가 크다. 학생들은 변수분리법이라는 풀이 방식에 깊은 인상을 갖게 되고, 이 방식이 얼마나 아름답고 편리한가를 되새기게 된다. 

그런 과정 없이 곧바로 변수분리법 강의를 들었을 때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감정이다. 단 10분간의 질문식 수업이 이러한 큰 경험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헤맨 10분의 시간이 사고력 발달을 위하여 결코 헛되이 보낸 것이 아님을 상기하여야 한다. 학생들은 이 시간 동안 문제를 풀려고 이렇게 해 보고 저렇게 해 보며 열심히 머리를 쓴다. 

사고력은 반드시 문제의 답을 찾는 경우에만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하는 과정에서 발달하기 때문에 문제의 답을 찾는 것과 상관없이 사고 활동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10분 정도 집중적으로 사고 활동을 반복하다 보면 두뇌가 단련되어 장차 보다 장기적이고 집중적으로 사고하기 위한 기반이 다져진다.

이처럼 10분 정도 학생들에게 주어진 문제를 풀게 한 다음, 변수분리법에 대해 강의하고, 연습 문제로 유사한 문제 한두 개를 더 내준다. 이번에는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를 쉽게 푼다. 

다음은 치환하여 변수분리 형태로 바꾸는 내용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도 미리 가르치지 않고 문제로 내 준다. 단, 힌트를 줄 수는 있다. 학생들이 대략 5분 정도 생각한 후에도 대부분이 풀지 못하면, 적당한 치환을 통하여 변수분리형으로 바꾸어 보라는 식의 힌트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난다. 그 다음에 다시 이 내용에 대한 강의를 한다.

수업이 끝날 때 쯤이면, 그 다음 시간에 배울 내용에 해당하는 문제를 내준다. 진도상 완전미분방정식이 된다. 이 문제 역시 학생 스스로 생각하여 풀기에는 대단히 어렵다. 

그러므로 적절한 지침을 준다. 학생 스스로 생각해서 풀기는 어려운 문제지만 안되더라도 최선을 다해 생각해 보라고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으면 힌트를 참조하라고 한다. 

파워포인트로 진행한 강의는 학생들에게 수업 자료를 따로 정리해 나누어 주는데, 힌트는 이 자료의 마지막에 붙여준다. 도전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힌트 없이 스스로 풀기를 원한다.

공학 수학의 경우 75분 수업에 50분 정도는 이렇게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할애하고, 25분은 강의를 통해 진도를 나간다. 파워포인트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25분의 설명으로도 칠판에 판서하는 75분의 강의 진도만큼 나갈 수 있다. 

게다가 질문식 수업에서는 배울 내용에 대하여 학생들이 먼저 스스로 깊게 생각해 보기 때문에, 진도를 비교적 빨리 나가도 이해를 잘하는 편이다. 칠판 강의에서는 학생들이 필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질문식 강의에서는 파워포인트로 나가는 수업 내용을 전부 파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필기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필기하는 대신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사실 다른 전공 수업에 비해서 공학 수학이라는 과목은 이러한 질문식 수업을 적용하기가 매우 부적합하다. 문제의 난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공학 수학의 경우는 난이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낮추기도 그렇게 쉽지 않다. 그래서 다른 과목과 달리 대부분의 학생들이 5~10분이 지나도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앞으로 배울 지식의 내용을 먼저 설명해 주는 것보다 그 지식을 문제화하여 자신들이 그 문제를 먼저 고민할 기회를 갖는 것을 더 선호한다. 질문식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 의욕도 고취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인터넷 강의 혹은 동영상 강의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많은 학생이 스마트폰을 통하여 유명 학원 강사의 강의를 듣는다. 앞으로 스마트폰과 통신 그리고 관련된 소프트웨어는 더욱 발달할 것이므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동영상 강의는 더욱 더 보편화될 것이다.

박성들은 아무 곳, 아무 때나 휴대폰으로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고, 필요한 부분은 반복해서 볼 수 있다. 동영상 강의는 교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보고 오게 할 수도 있고 교실 수업이 끝난 후에 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기존의 강의는 해당 동영상 강의로 대체하고, 오프라인 즉, 교실에서는 생각과 토론을 포함한 여러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기존의 일방적인 강의 중심의 수업 방식은 효용성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부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학교 수업이 동영상 강의에 의해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시간, 그 사람들과 있을 때에만 경험할 수 있는 강한 지적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돌파구가 질문식 수업에 있다고 생각한다. 종전의 강의 중심의 수업은 동영상 강의로 쉽게 대체될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 적절한 지적 도전을 시켜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발달시키는 질문식 수업은 동영상 강의로 대체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질문식 수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질문에 대하여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최대한 증가시켜야 한다. 질문의 난이도만 적절하다면, 생각할 시간을 많이 줄수록 학생들은 더 즐거워한다. 

예를 들어 75분 수업에서 생각할 시간을 30분 정도 주는 것보다 50분 정도 주는 수업을 더 재미있어 한다. 그러다 보면 전달해야 할 지식의 양이 적어지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수업 진도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때 동영상 강의를 활용해 보완하면 좋다.

질문식 수업이 끝난 후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게 하는 것이다. 이때 동영상 강의는 강의하는 교수자가 만든 것이어도 좋고 다른 동영상 강의라도 상관이 없다. 즉, 학생들은 교수자와 함께하는 교실에서는 주로 배울 내용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보내고 수업이 끝난 후 잘 정리된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교수가 만든 동영상 강의를 수업 시작하기 전에 시청하게 하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을 하는 기존의 플립러닝 (flip learning)과는 조금 다르다. 플립러닝은 교실에서 토론하기 위하여 사전에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지만, 질문식 강의는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배우지 않은 내용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고 이로 인하여 느려지는 진도를 보완하기 위해 수업 후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 것이다. 따라서 질문식 수업은 플립러닝보다 창의성과 사고력 발달에 더 비중을 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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